쌍문역 골목축제
문화도시를 함께 만들기 위한 청년창업가 네트워크의 시작
청년창업가와 소상공인, 그리고 지역주민이 골목이라는 장소에서 한 데 모여 새로운 문화를 기획하고 공유하는 축제입니다.
기획의도 | 지역 청년의 문화 창조 및 청년사업가의 신규유입 통로 마련, 지역상권 활성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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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기간 | 2019년 9월 ~ 2019년 10월 |
대상 | 도봉구 주민 누구나(생활권자 포함) |
참여방법 | 청년문화기획단 씀씀이 활동, 행사 현장 방문, 프로그램 참여 |
주관단체 | 문화도시 도봉 준비위원회 / 도봉구청 |
운영형태 | 행사 |
진행과정 | - |
갤러리
More View사람으로 연결하는 골목 축제
Q. 자기소개
청소년 교육문화플랫폼 공간을 운영하는 LOE의 문화팀장 허 경입니다.
도봉구에서 나답게 사는 것을 꿈꾸며, 나답게 살고자 하는 청소년, 청년들과 함께 문화기획을 하고 있어요. 쌍문역골목축제에서 축제기획과 실무를 맡아서 진행했습니다.
Q. 쌍문역골목축제의 시작
3, 4년 전부터 쌍문동 골목에 청년 창업가들이 가게를 하나둘 차리기 시작했어요. 쌍리단길이라는 별칭도 얻었죠. 도봉구에 있는 청년대표들의 네트워크를 2년째 진행하고 있었어요. 청년 사장님들이 골목상권도 살리고, 사람들이 모이는 축제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서 문화도시 추진단과 함께 골목 축제를 기획하게 되었죠.
Q. 왜 골목축제인가?
처음엔 여기서 축제를 한다고 했을 때 두 가지 생각이 들었어요. 하나는 골목이 조용하고 예쁘고 편안한 분위기, 옛 골목 느낌이 남아있어 정감 있다는 것이죠.
다른 하나는 여기에서 어떤 축제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었어요. 보통 축제를 하려면 이런저런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는데, 이곳은 1층은 가게, 2층은 일반가정집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저녁이 되면 깜깜해져서 무슨 축제를 하나 싶었죠.
그러던 어느 날, 저녁 9시쯤인가 신기한 광경을 봤어요. 퇴근 시간이 되자 쌍문역 출구로 줄지어 올라가는 장면이 펼쳐지더군요. 홍대입구역 출구처럼요. 서울 각지에서 일하고 퇴근하는 유동인구가 그만큼 많다는 거였죠. 그런데 이런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상권이 충분히 형성되어있지 않다는 걸 깨달았죠. 사람들을 모을 필요성을 느꼈죠.
쌍문역이나 둘리 이런 것들을 젊은 세대들은 모르죠. 지겹다고 생각해요. 그런 상황에서 이 골목에 힙한 가게들이 하나둘 생겨서 숨통을 틔워주는 것 같아요.
Q. 축제 준비과정
새로 생긴 가게 위주로 방문했어요. 찾아뵙고 설명하는 기간만 1달 정도 걸렸죠.
다들 장사를 하고 있다 보니 회의시간도 브레이크 타임을 활용했어요. 가게 사장님들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요새 가게 상황은 어떤지, 축제로 인해 임대료가 올라 쫓겨나게되는 상황을 만드는건 아닌지, 주변 주민들의 반응이 조심스럽고 걱정이었죠. 하지만 뜻을 모아 젊은 사람들이 갈법한 가게를 중심으로 20여 개의 가게가 모였어요.
테이크아웃 메뉴 개발, 공간사용, 스탬프 투어 참여 등 여러 가지 제안을 했고, 전부 참여하는 것이 아닌 가게 상황에 맞게 참여시간도 선택할 수 있게 했어요.
그리고 도봉구에 사는 청년들을 발굴해 축제 기획단 ‘씀씀이’를 꾸렸어요. 이 기획단은 복고콘셉트 사진 촬영, 뽑기 등 세대를 넘어 추억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했고, 참여한 분들에게 많은 호응이 있었어요.
Q. 축제 컨셉, 프로그램 소개
지역 사람들이 참여하기 좋은 형식은 무엇일까 고민하다 프로그램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췄어요. 가족 단위의 참여 프로그램, 반려동물 그림전 같은 프로그램들을 구성하고, 가게 안에서도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는 공연과 워크숍을 기획했어요.
먹스킹이라는 청년스타트업과 협업해 가게 안에서 인디 뮤지션이 공연하면 가게 수익도 올라가고 아티스트들에게는 적정 공연료가 책정되는 시도를 했죠.
이 골목의 가장 큰 문제는 소비할 거리, 볼거리가 없다는 거였어요. 최대한 이 골목을 밝은 분위기로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전봇대를 직물로 감싸서 아이들이 낙서할 수 있게 하고, 건물 사이로 전구를 달고 휴게 존, 포토존 등 골목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 공간들을 만들었죠.
Q. 축제 이후의 변화들, 사람들의 반응
이곳에서 축제해본 적이 없으니 어떻게 흘러갈지 기대도 안 했어요.
하지만 축제가 진행되니 주민분들이 재미있다, 계속했으면 좋겠다. 우리 골목에서도 하자는 이야기들이 나왔어요. ‘우리 동네에서 이런 것도 하네’, ‘집 앞에서 공연해서 좋네’라는 반응들도 많았고요. 골목에 주차되어 있던 차도 자발적으로 빼주셔서 정을 느꼈어요.
상인분들은 재미있었다는 반응이 제일 많았어요. 이번에는 114길을 중심으로 진행했는데 112길, 116길 등 다른 길도 해달라는 요청이 있었어요.
골목이라는 단어는 매우 매력적이에요. 골목만이 가진 장점들을 활용해서 할 수 있는 것들도 많고요. 하지만 골목을 매력 있게 만들고 채우는 것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보통 축제는 구조물을 멋있게 세우거나 특별한 주제가 돋보이지만, 이 축제는 가게 안이 무대가 되고 가게와 가게가 가진 콘텐츠들이 주인공이에요. 콘텐츠나 연출보다는 가게를 축제 공간으로 만든 사장님, 우리 집 밑에서 펼쳐지는 일에 관심을 가진 주민들, 함께 참여하고자 모인 지역 청년들. 축제의 핵심은 사람이 아닐까요.
숨어있는 지역자원들도 많다는 것을 느꼈어요. 이번 축제를 통해 동네 지역자원들을 발견하게 되었죠.
Q. 아쉬웠던 점
제가 느꼈던 골목에서 발견하는 소소한 즐거움을 전달하고 싶었는데 축제를 진행하다 보니 세세히 챙기지 못하고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주민분이 담장에 기타를 걸어놓고 ‘쉬었다 가세요’ 라고 적어 놓은 푯말, 골목의 항아리와 화초, 가을이 되면 대추가 열리는 쌍문동 커피 등 골목의 소소한 즐거움을 잘 챙기고 싶어요.
활성화를 위해 노력을 해도 기존주민들과 청년상인들이 어울리기 어려운 한계적 아쉬움도 있어요. 예를 들면 윗집 할머니가 아랫집 북유럽식 통삼겹파스타를 먹으러 가기는 쉽지 않죠.
상인 네트워킹도 하고 싶었는데 상인분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아직은 원하지 않으셔서 진행하진 못했어요. 초입에 있는 시장과 연계지점도 고민해보고 싶어요.
솔직히 이번에는 간신히 했다는 느낌이 들어요.
Q. 쌍문역골목축제를 지속하기위해서 필요한 것들
지역민과 상인이 반길만한 콘텐츠나 지역 문화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해요.
이 축제를 구청이나 사업단에서 욕심을 내는 순간 어려워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쌍리단길 골목의 특색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되고요.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축제를 어떻게 시작했는지, 왜 하는지 잊지 않아야 하죠.
지역민들이 일상 공간에서 문화를 누리고 그것을 통해 조금 더 친밀감을 느끼는 풍요로운 일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Q. 앞으로의 활동계획
도봉구에는 많은 자원이 있고, 청년들도 많아요. 하지만 지역에서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이나 시도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제 본업은 청년들을 발굴하고 청소년의 라이프스타일을 개선하는 것이에요. 이를 통해 선순환 고리를 만들고 토양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문화기획 수업을 들은 청소년이 청년이 되어 프로젝트 스쿨의 퍼실리테이터로 다시 참여하고 있는 것이 저에게 매우 보람있는 일이에요. 문화적 토양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도봉구만의 토대가 되는 커뮤니티를 단단히 만들고 싶어요.